아솔이는

세 살을 조금 넘긴 우리집 말티즈 강아지이다. 2022년 2월 2일에 구미에서 태어났다. 그때 지어준 이름이 아람이었다고 한다.녀석을 분양받은 후 이름만들기 작업에 돌입했다. 몽실이를 시작으로 수많은 예비 후보 이름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산고 끝에 아솔이라는 이름이 나왔다. 내가 원한 것은 부르기 쉽고 편안하게

귀에 쏙 감기는 이름이었다. '아름다운 솔이'의 줄임말이다. 이 이름이 생각나는 순간 그냥 게임 끝이었다. 이게 뭐라고 1주일 넘게 걸렸다. 그렇게 녀석은 나에게로 와서 아솔이라는 사랑이 되었다. 녀석이 태어난 후 아파트 주민에게서 분양받고3주 좀 넘어서 품에 안았다. 2남2녀 중 둘째로 암컷이다.아솔이의 막내동생도

같은 아파트 주민이 분양을 받아 가끔씩 서로 만남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아솔이는 순한 녀석이다.순해도 너무나 순하다.정말 이뻐하지 않을 수 없는 녀석이다.집에 손님이 오면 집식구보다 더 반갑게 손님맞이를 해준다.자다가도 현관문 벨소리가 울리면 벌떡 일어나서 쪼르르 달려나간다.그러고선 꼬리를 신나게 흔들며 어서 열어주라고 현관문과 나를

번갈아 보며 눈치를 준다.산책을 제일 좋아해서 빨리 나가자고 조를 때에나 짖을 뿐 그 외에는 절대 짖는 법이 없다.늘 내 곁에 있고 싶어 하지만 엄마의 집착 때문에 아솔이를 번번히 엄마에게 빼앗기고 만다. 녀석의 눈은 항상 나를 향해 있다.그러나 할머니가 옆에서 지키고 있으니

포기한 표정이다.그래서 집에 있을 때는 잘 움직이지도 않는다.그냥 심드렁한 표정으로 엎드려 있기 일쑤다.그 모습이 안타까워 바깥 산책을 할 때는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리드줄을 풀어준다.맘껏 뛰어다니라고.짧은 다리로 뛰는 모습을 보면 토끼가 뛰어다니는 듯하다.세상 즐거운 표정이 되어 환하게 웃는 얼굴로 뛰어다닌다.털미용도 내가

직접 해준다.순한 아솔이의 매력은 이때가 절정이다.낑낑거리지도 않고 순한 양처럼 가만히 앉아서 내게 몸을 맡긴다.간혹 내가 가위질을 실수할 때나 깨갱거릴 뿐 미용이 끝날 때까지 참고 기다려준다.유튜브에서 나오는 강아지 미용 영상을 따라 고기 간식을 주기도 하지만 먹으려 하지 않는다.내가 눈치채지 못했을 뿐 내심

긴장을 하는 듯하다.그 좋아하는 고기 간식을 거부할 정도로 말이다.아솔이는 목욕을 싫어한다.거의 도망가지 못하게 붙잡아놓고 목욕을 해야 한다.하지만 향긋한 샴푸의 향내를 맡으면 무장해제가 되는 듯 가만히 있는다.그러나 다시 샤워물이 몸에 닿으면 빠져나가려 난리다.목욕 후 드라이가 끝나면 거실에서 빙빙돌면서 해방의 기쁨을 마음껏 표현한다.마무리로

로션을 바르자고 하면 쪼르르 달려와 몸을 맡긴다. 나는늦게 잠자리에 드는 편이다. 침대에 누워서야 아솔이를 가까이 둘 수 있다.아솔이는 내가 침대로 다가오면 껑충껑충 뛰며 좋아한다.이제 같이 있을 수 있어서다.아솔이는 내 곁을 지키며 내가 아침 늦게 깨어날 때까지 기다린다. 어제처럼 오늘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