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내구제 업체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가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우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자신이 그에게 어떤 존재인지, 이 관계가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럽습니다. 그의 아내를 질투하면서도, 셋이 함께 공연을 보기도 하고, 그의 옷에 자신의 흔적이 남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이처럼 그녀는 그의 ‘정부’로서 존재하면서도, 아주 강렬하고도 내밀한 방식으로 사랑을 경험합니다.다시 말해 이 책 『단순한 열정』은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써 내려간 아주 짧고 강렬한 이야기입니다.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의 사랑을 중심으로, ‘나’는 그와의 관계 속에서 겪었던 감정과 기억들을 솔직하게 고백하듯 써 내려갑니다.그를 기다리며, 그는 언제 연락해올까 마음을 졸이고,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새로운 옷과 액세서리를 하나하나 고릅니다. 프로노 영화를 보거나, 성에 대한 책을 찾아보며 그를 만족시키는 법을 고민하기도 합니다.내용을 들여다보고, 생각도 정리해 봅니다.추신 : 책은 불과 74페이지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는 여느 문학 작품에서는 보기 어려운, 순도 높은 자기 고백과 몸의 기억들이 담겨 있습니다.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고, 감정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려는 시도가 인상적인 책입니다.사랑이 끝난 뒤에도, 감정은 사라지지 않습니다.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이 스며들고, 결국 글로 남아 타인의 기억과도 겹쳐집니다.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은 바로 그 감정의 궤적을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남기는 작품입니다.이 지점에서 『단순한 열정』은 단순한 연애담을 넘어, 사랑이라는 감정의 본질과 그것이 남긴 잔향을 담담하게 되짚는 기록이 됩니다.아니 에르노는 한없이 개인적이면서도 동시에 보편적인 감정의 스펙트럼을 펼쳐 보입니다.아니 에르노는 그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동안, 너무도 괴로워 헤어지고 싶다는 마음을 수없이 품었지만, 동시에 그와의 이별이 남길 공허함과 고통을 두려워해 쉽게 놓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어느 날 모든 것이 끝나버립니다.책은 사랑이라는 감정의 가장 날것 같은 면을, 가감 없이 기록한 작품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지도 모를, 그러나 차마 말할 수 없었던 감정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해줍니다.이 작품의 첫 문장은 “올 여름에 나는 처음으로 텔레비전에서 포르노 영화를 보았다”로 시작되며, 작가는 이 문장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솔직하고 노골적인 방식으로 이 이야기를 풀어낼지 예고하듯 경고합니다.작년 9월 이후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고백처럼, 그녀는 그가 전화해 주기를, 집에 와주기를 기다리는 일 외엔 어떤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사랑은 폭풍처럼 격렬했고, 그 사람을 생각하는 일 외에는 삶의 다른 어떤 것도 의미가 없다고 느끼면서 시작합니다.그 남자는 겉멋이 가득한, 어쩌면 유치하고 속물적인 인물이지만, 작가는 그 모든 단점들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입니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단 하나, 그 남자가 자신을 욕망하느냐 아니냐는 사실뿐입니다.결국 아니 에르노는 이 사랑이 얼마나 위험하고 허망할 수 있는지 알면서도, 오직 한 가지 사실에 매달립니다. 그가 나를 욕망하는가. 그 욕망의 존재 여부만이 그녀가 붙잡을 수 있는 유일하고도 분명한 진실이기 때문입니다.시간은 무뎌지지 않습니다. 아니 에르노는 ‘그가 떠난 지 몇 주째인지’, ‘작년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시간을 세며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주말에는 청소, 정원 손질 같은 고된 육체노동에 매달리며 마음을 달래보려 애씁니다. 그러던 중, 결국 그녀는 이 고통의 기록을 글로 풀어내기 시작합니다.이 글 쓰기란, 그 사람과의 시간이 오롯이 한 사람만을 향해 흘렀던 그 시절에 자신을 붙잡아두기 위한 애절한 시도였습니다.오늘 소개할 책은 바로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입니다.우선 이 작가의 작품은 이번에 처음으로 접하는 바입니다. 자신이 직접 겪지 않은 것은 소설을 쓰지 않는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는 것을 이번에야 알게 되기도 했습니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는 더 이상 아침에 눈뜨자마자 그를 떠올리지 않고, 그의 존재가 예전처럼 일상을 잠식하지도 않게 됩니다. 어느새 조금씩, 아주 조금씩 이별을 가전 내구제 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