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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ade Magazine] 모순 / 양귀자 / 도서출판 쓰다 / 소설추천 / 헤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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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Maria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7회   작성일Date 25-04-16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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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소설책출판 글쓰기 – 호랑골동품점 (범유진, 한겨레출판, 2025, 초판 1쇄) 산의 주인 호랑이가 인간에게 신령스러운 기운을 준다. 흰 눈썹으로.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저자가 범씨라서 범(호랑이)이 주인공일거라고 혼자 생각하곤 큭큭 웃기도 했다. 물론 이 책에 호랑이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여우, 개, 토끼까지 친근한 동물들이 나와서 그런지 우리 전래 동화를 읽은 느낌들 정도다. 익숙한 듯 낯선 물건으로 가득한 골동품점이 배경이 된 것은 물건에 깃든 ‘인연’ 때문이라고 한다. 이것이 이야기의 주된 소재다. “물건에는 기억이 깃듭니다.”(261쪽, 작가의 말) 물건에 기억이 깃든 경우는 많다. 소설책출판 완전히 잊고 살았다고 생각했던 기억도 어떤 물건을 보는 순간 떠오르는 경우가 많으니까. 특히 그 기억이 다른 어떤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면 더욱 선명하게 떠오른다. 이미 오래전 헤어진 인연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우연히 짐 정리 중에 발견된 물건에서 잊힌 옛 인연이 떠오르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매일 애지중지 사용하던 물건이라면, 어떤 간절한 바람이나 원한이 담긴 물건이라면 어떨까. 그 물건이 마치 하나의 생명인 것처럼 요정이 되어, 귀신이 되어 어떤 작용을 하게 된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이 소설은 매력적이다. 우리의 소설책출판 마음이 담긴 물건이 등장하는 것도 그렇고, 그 물건이 우리의 마음을 표현해주는 것도 그렇다. 게다가 이 책에는 ‘외로움’이 가득하다. 절친한 친구가, 소중한 가족이 내 곁에 없어서 느끼는 외로움은 너무나도 절절하다. -물건이 곧 그 사람- 골동품점에 진열된 수많은 물건 중 소설의 소재는 여섯 가지다. 이 물건들은 곧 그 사람을 상징한다. 그래서 그 물건과 인연이 닿은 사람은 모두 강한 충동을 느낀다. 인물 대부분이 호랑골동품점에 우연히 방문하고, 또 강한 충동으로 그 물건들을 훔치게 되는 것은 아마도 이 때문이지 않을까. 물건이 마치 소설책출판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과 같다. 물건에 담긴 마음이, 원한이 그 사람을 찾아가는 것이다. ​첫 번째 물건 성냥, 성냥은 노동자를 상징했다. 그 표현이 너무도 절절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이미선은 타 죽었다. 저 성냥처럼, 자기 자신을 끝까지 태우다가 소진되어 죽었다.”(37쪽) 노동자를 착취하는 구조는 19세기 성냥 공장이나 현실의 콜센터나 다를 바가 없었다. 노동자들은 성냥처럼 자기 자신을 끝까지 태우다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운명이었다. 하지만 성냥 한 개비로 켜는 불은 금세 꺼질 수밖에 없지만, 수많은 성냥이 모인다면 그 불은 삽시간에 전체로 소설책출판 번져나갈 수 있었다. 19세기 성냥 공장의 소녀들처럼, 현재의 콜센터 직원들도 그런 불을 켤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 ​세 번째 물건 공중전화를 다룬 이야기가 나는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공중전화는 외로움을 가장 잘 드러내 주었고, 그 외로움을 가장 잘 달래주어서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전화는 일방적이다. 일방적으로 걸려오는 전화는 폭력적이고,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전화는 절대 만날 수 없는 존재와 연결해주는 도구다. 그것은 심지어 죽음까지도 삶으로 극복해낼 수 있는 극적인 효과를 만들어낸다. 아마도 나는 이 부분에 소설책출판 깊은 감명을 받았던 것 같다. “새로운 이야기가 생겨나지 않는 것, 그것이 죽음이었다.”(134쪽)“박서현의 극본을 무대에 올릴 것이다. 이야기가 끊어지는 것이 죽음이라면,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무대 위에서는 영원히 함께일 수 있다.”(142쪽) 죽어버린 이야기를 끊어지지 않도록 이어주는 것. 나는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이 이야기만큼은 이 소설로 끝나지 않고 다른 어느 매체에서 살아남아 더 생명력을 넓힐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미(虎眉), 호랑이 눈썹으로 이어진 인연- © Lilly Adams, 출처 OGQ호랑이 눈썹을 소설책출판 가진 청년은 인간계로 내려와 살아가다가 안개 속에서 헤매는 아이를 구해 후계자로 삼는다. 아이는 호미를 ‘사부’라 부르며 함께 살아간다. 그렇게 몇 대의 호미와 사부가 이 인간계를 거쳐 갔는지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호랑이 눈썹으로 이어지는 인연이다. 그 인연은 외로운 아이에게 가족을 만들어 주는 동시에 그 인연을 반드시 빼앗아 간다. 홀연히 사라져버린 이유요의 사부와 같이 말이다. 이유요도 마찬가지로 안개 속에서 헤매는(가족을 모두 잃은) 소하연을 구해 골동품점으로 데려온다. 그녀를 후계자로 삼으면 이유요도 이 세상을 떠나야 할 것이다. 이유요는 자신을 소설책출판 홀로 두고 떠난 사부를 기다리면서도 그를 원망한다. 인연이라는 것은 참 그래서 가혹한 것일지 모른다. “왜인가요. 왜 데려왔나요. …… 사라질 걸 알았을 텐데. 혼자 남겨질 것을 알았을 텐데.”(236쪽) 하지만 나는 외로움에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던 이유요가 소하연을 구하면서 어느 정도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완전히 사라진 줄 알았던 사부의 흔적이 알지 못한 곳에 남아 있었다.”(257~8쪽) 나는 이유요가 결국 외로움을 이겨냈을거라 믿는다.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사부의 흔적이 곧 자신에게, 소하연에게, 주변 사람들에게서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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