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바보 같았다.‘싸워야 하나.’“다른 곳은 시급이 적어.”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그녀가 아니다.“아르바이트 허가 명단에서 네 이름을 본 적은 없는데.”초인종 너머에선 끝끝내 대답이 없었다. 근신 중일 때도 담임인 유우신이나 부반장인 키타가 찾아왔지만 텐도는 쉽사리 만나주질 않았다. 물론 사야가 찾아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사야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방을 담벼락 너머로 집어던졌다. 세 번째 방문도 허탕 칠 순 없어 오늘은 담을 타고 안으로 넘어가볼 생각이었다. 아무렴 남의 집 대문을 부술 순 없으니, 담을 넘는 게 가장 무난한 선택지였다.“질투 정도는 눈치채주지 그래?”“운난, 가게로 돌아가. 아르바이트는 못 본 척 해줄 테니까.”“이 시간까지 게임센터에 있었다고?”“뭐하는 거야, 정말.”“나올 거지?”사야는 기가 막혀 한숨을 뱉었다.하야시 사야는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F반의 반장이 되었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 자신이 클래스메이트들의 말썽을 수습하고 다니는 게 정말 첫사랑인 선생님의 부탁 때문일까, 그게 아니라면 반 아이들이 무슨 짓을 하든 자신과는 상관없었을까. 저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든, 누군가 졸업을 하지 못하든, 모든 게 남의 이야기였을까.[…….]“아주 전도유망한 도둑이네~”“……?”“……질투?”사야는 최근 방과후마다 들러야 할 곳이 생겼다. 작년까진 늘 학교 앞에 펼쳐진 바다로 달려나가곤 했는데,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바다에 손 한 번 적시지 못한 게 벌써 몇 개월째인지, 3학년이 된 뒤론 줄곧 클래스메이트들의 뒤꽁무니만 쫓아다녀야 했다.“계기는 유우신이었어도 다 같이 졸업하고 싶다는 바람 정도는 나도 있어. 꼭두각시도 아니고,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계속 할 리 없잖아!” 2024년 2월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육·해·공군, 해병대 준장 진급자 및 진급예정자 삼정검 수여식에서 준장 진급 장성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받은 삼정검을 들고 있다. 서재훈 기자 국방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준장 진급자들의 소속 부대에 삼정검을 주차장에서 받아가라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장군의 상징'인 삼정검은 2008년부터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장성 진급자에게 직접 수여해왔다.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수여 방식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26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지난해 후반기 장성 인사를 통해 새로 '별'을 단 육·해·공군 진급 대상자 78명의 소속 부대에 '삼정검'을 받아가라고 통보했다. 30일 오전 10시와 11시 1·2차로 나눠 서울 용산 국방부 정문 입구에 있는 국방컨벤션 지하주차장에서 수령하도록 구체적인 일시와 장소까지 공지했다. 마치 배급품처럼 푸대접을 받은 삼정검은, 대한민국 국군의 세 가지 기본사명인 삼정(三精·호국, 통일, 번영)을 새겨 넣은 의전용 장검이다.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하는 군인에게 장성으로서 책임을 다할 것을 주문하고, 신임 장성들로부터 이를 다짐받는 행사가 수여식이다. 칼날에는 대통령의 자필 서명과 '필사즉생 필생즉사'라는 이순신 장군의 좌우명 등이 새겨져 있다. 이번에 제작된 삼정검에는 대통령의 자필 서명 대신 '대한민국 대통령'까지만 새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비용은 수백만 원으로 알려져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논란에 대해 "현재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이 삼정검을 수여한 사례가 없고, 대통령의 위임을 받아 국방부 장관이 수여한 적은 있지만 이마저도 권한대행인 상황을 고려했다"며 "장군 본인이 직접 주차장에 와서 받아가라는 게 아니라, 각 부대가 수령해서 자체적으로 상급자가 수여하는 행사를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하지만 12·3 불법계엄을 거치면서 가뜩이나 사기가 땅에 떨어진 군이 홀대받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이명박 정부인 2008년 이전처럼 국방부 장관이나 합동참모의장 등 군 고위 관계자가 수여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또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만큼 차기 대통령이 올해 전반기 진급 대상자와 함께 수여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