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관해 BMW의 디자인 책임자, 듀마고 듀케는 에스콰이어(UK)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남겼습니다.드라이빙 퍼포먼스보다는 거대한 모니터와 첨단 IT 기술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시장의 트렌드이기도 하죠.하지만 가령 요리를 시켰다고 해봅시다. 3가지 정도의 코스요리가 좋다고 생각하겠죠.그가 칼 라거펠트와 마크 제이콥스 그리고 버질 아블로를 예시로 든 건 매우 적절했다 생각됩니다. 아주 영리한 사람인 것 같네요.특히 4시리즈처럼 소비층이 얇은 자동차일수록 잘게 쪼개진 사람들의 취향을 어떻게 만족시켜야 할지 난감해졌습니다.'디자인은 예쁘거나 혹은 못생겼거나...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겁니다.무엇보다 전기차로의 빠른 전환이 일어나고 있으며, 쿠페와 세단이 마치 절멸의 낭떠러지로 내몰리고 있는 시점입니다.사람들이 100% 좋아할만한 디자인을 만든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사람마다 욕구가 너무 다르기 때문입니다.오늘날 디자인의 의미는 더욱 복잡해지고 흐려지고 있습니다.이 사람들은 모두 전통적이고 유산도 풍부하지만 올드해져버린 브랜드에게 새로운 생명과 나이를 부여한 사람들입니다.왜냐하면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입니다.반면 생김새는 투박하지만 매우 실용적이며 효율적으로 만들어졌다면 이것 역시 디자인일 수 있습니다. 실용적으로 설계했다는 점에서 디자인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충분하죠. 예를 들어 레더맨 멀티툴 같은 게 있을 겁니다. 아름답진 않지만, 아주 실용적이어서 그게 미적으로도 플러스가 되곤 하죠."샤넬의 칼 라거펠트 혹은 마크 제이콥스의 루이비통을 보세요. 그들은 브랜드에 대한 인식은 바꾸었지만 유산은 계속 지켜나갔습니다. 지금 버질 아블로가 하고 있는 것도 사실 같은 일이죠.그럼에도 누군가는 이 물건을 소유합니다. 이건 매우 관습적인 것으로 인간은 태초부터 지금까지 시대와 취향에 맞는 아름다움에 가장 높은 가치를 두었기 때문입니다.충분히 논란이 됐으며, 새로운 BMW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잘 녹여냈으니까요. 게다가 근사한 비율을 갖춘 매끈한 쿠페로 잘 만들어 냈습니다.제 결론은 이렇습니다.결론은 별 걱정하지 않는다.물론 그 과정에서 이들은 BMW의 유산을 잘 해석했으며, 전체 비율을 훌륭히 잘 다듬었습니다.저는 샤넬에서 칼 라거펠트가 했던 행동과 태도에 늘 감탄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개의치 않았죠. 그만큼 디자이너가 자신을 갖고 대담하게 진행한다면 사람들은 분명 따라올 것이라 믿습니다.이 디자인이 논란을 일으켰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보입니다.또한 어떤 디자인은 디자인 자체가 제품을 널리 알리는데 일조하기도 합니다. 애플이 처음 아이맥을 만들었을 때, 반투명한 케이스에 씌워진 일체형 PC는 그간 PC 디자인의 상식을 뒤엎는 것이었습니다. 튼튼해 보이지도 않았고, 내부에 복잡한 회로들이 슬쩍 내비치는 구조여서 어떻게 보면 아주 매끈해보이지도 않았습니다.따라서 100%는 커녕 전세계 10%의 사람들을 만족시킬만한 디자인을 만든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그리고 지금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이에 관한 이야기가 계속 되고 있죠.이런 상황에서 4시리즈를 런칭해야만 했고, 그러자면 결국 디자인은 미학과 효율이 아닌 도구로 쓰여야 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오히려 훌륭한 비율을 가진 우아한 자동차죠. 물론 유일하게 파격적이라 인식될 수 있는 건 그릴입니다.전통주의자들은 이게 샤넬인가? 이게 어째서 루이비통인가? 왜 역사적인 브랜드를 두고 장난을 치는가? 라는 논란은 있었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럭셔리 브랜드들의 새로운 시장이 열렸죠. 오늘날 구찌, 발렌시아가, 버버리도 같은 계단을 밟고 있습니다.하지만 이 디자인은 단숨에 세상의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매킨토시라는 이름 대신 아이맥이라는 이름과 애플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다 했습니다. 이런 경우는 디자인이 곧 홍보와 마케팅의 도구로 쓰인 셈이죠.